06 훈도트파샤의건축

훈더트 바사의 환경과 건축

1. 글머리에
지난날 평소 모르던 사람으로부터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훈더트 바사를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화가, 환경운동가, 건축가로써 그의 세계적 명성에 비해 한국에서는 너무 모르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자기가 갖고 있던 자료를 우리 협회에 보이며 한국 건축사들이 그에 관해 알 수 있도록 소개할 것을 제의했다고 했다. 그리고 협회 관계자와 상의한 끝에 나에게 전화하게 되었다고 했다. 전에 협회지에 실린 글을 읽고 필자를 알고 있었다면서 만나고 싶다고 했다.
수화기를 내려 놓고 나에게 그런 전화를 한 사람이 누구일까 하고 궁금하게 생각되었다. 그러던 차에 몇 일후 다시 연락을 받고 만나서 자료를 건네받았다. 그 분은 조경을 공부했는데 지금은 생태 건축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도 자신이 생각하는 훈더트 바사의 위대함을 역설했다.
그 날 자료를 받고 헤어진 후, 이번 일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여러 날 생각하게 되었다. 받은 자료에 나타난 바사가 만든 건축의 환경에 관한 화두야 공감이 가지만 그의 건축적 성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잘 판단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우선 훈더트 바사의 자료를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난 후 그의 생애로부터 전해오는 울림 같은 것을 느끼게 되었고, 그의 환경에 관한 신념과 활동 에너지가 참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의 활동을 살펴보는 것이 환경을 중시하게 된 현대에 건축사들이 참고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 훈더트 바사의 생애와 할동
훈더트 바사는 1928년 12월 15일 비엔나에서 출생하였다. 그러나 이듬해인 1929년, 장교로 근무했던 부친이 1차 세계대전중 사망하였다. 1936년 비엔나 소재 몬테소리 학교에서 1년간 수학하였는데 “색체와 형태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지닌 학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38년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합병됨으로 인해 오베르 도나우스트라세(Obere Donaustrabe) 에 있는 할머니와 이모 집으로 강제 이주되고 1943년 한 해 동안 그의 이모와 할머니를 포함한 외가 유대인친척 69명이 추방, 죽임을 당한 끔찍한 일을 당하였다.
1948년 비엔나에 있는 미술학교의 로빈 크리스챤 앤더슨 교수 아래서 3개월간 수학하였고 그 해 알버티나에서 있었던 발터 캠프만과 쉴레의 전시에 깊은 감화를 받았다. 1949년 오스트리아 남부의 레오폴드스크론, 나폴리, 이태리 북부, 토스카나, 시실리에 등 여러 지역으로 여행 중 르네 브로(Rene Bro)를 만나 그를 따라 프랑스로 가서 자신만의 양식을 개발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Friedrich Stowasser에서 Hundertwasser로 바꾸었다.
1950년 브로와 뒤마그씨 가족들과 함께 파리에 머물면서 성 망데(St. Mande)에서 브로와 벽화 2개를 공동 제작했고, 그 해 에꼴 데 보자르(Ecole des Beaux-Arts)에 들어가지만 입학 첫날 자퇴했다. 1951년 비엔나 미술 클럽(Art Club of Vienna) 회원이 되었고, 1952년 <그의 콧수염을 잡고 있는 유럽인(European Holding His Moustache)> 제목의 첫 전시, 1953년 비엔나 미술 클럽에서 <99개의 머리 99head)> 제목의 두 번째 전시를 열었다. 1954년 파리에서 <행복한 죽음의 정원> 제목의 전시를 갖었으며, 트랜스 오토마티즘(Transautomatism)이론을 발전시켜 자신의 작업에 적용했고 작품에 번호를 매겨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후 수많은 세계 순회전시 등을 통해 그의 명성이 확고해지게 되었다.
그는 일생동안 20여차례의 환경 관련 강의와 선언문 발표, 그리고 대부분이 리모델링인, 15개 건의 건축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2000년 2월 19일 세상을 떠났는데, 환경운동가로서의 삶을 마감하면서 수목장을 유언하였고 뉴질랜드에 있는 그의 땅, 행복한 죽음의 정원내 튤립나무 아래서 자연의 품에 안겨 잠들어 있다.

3. 활동력의 원천 그림과 사상적 화두로서의 환경
바사가 펼친 다양한 활동의 원천적 힘은 화가로서의 감각과 명성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는 일생동안 40여차례의 전시를 했고, 그 중 10여차례 세계 각국의 순회전을 가졌다. 또한 여러 나라로부터 각각 그 나라의 우표나 화폐 등 디자인을 의뢰받았다. 또 1979년 세네갈을 위한 우표 3장 제작, 비엔나에서 5개 주화 오브제 제작 책 디자인, 1983년 유엔 우표 6개 디자인, 1984년 유엔-제네바 우표(1.25Fr) 디자인으로 이태리 퍼티니(Pertini) 대통령으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우표에 수여하는 금메달을 수상했으며 오스트리아 우체국의 전화카드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환경 운동가로서의 선구자적 활동을 펼쳤다. 그의 환경에 관한 발언은 1968 두 번째 나체 연설 ‘관념적인 건축의 거부 운동’ 이나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현대적 화장실로부터 벗어나자는 ‘화장실로부터의 탈출(Los von Loos)’ 낭독에서도 같은 맥락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생각은 1982년 워싱턴DC에 있는 환경교육센터에서 ‘당신은 자연에 들른 손님입니다(You are a Guest of Nature)’ 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손님은 주인이 갖고 있는 것들을 쓰되 손상되지 않게 해야 하듯이, 인간도 자연의 손님으로써 예의를 지켜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그 혜택에 감사하고 조용히 머물다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현대 문명이 인간의 이기를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데 대한 비판이라 할 수 있다.
훈더트 바사의 회화, 환경, 건축등 모든 작업에는 그의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환경에 대한 인식은 자연을 화면에 압축적으로 표출한 그의 회화에 녹아 있는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그의 인식은 최종적으로 인간의 평화와 결부되어진다. 그는 형화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베니스에서 흰 바탕위에 다비드의 푸른 별과 녹색 아랍 초생달로 된 중동의 평화의 깃발을 제작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러한 평화에 대한 인식은 그가 어린시절 겪었던 삶의 체험으로부터 비롯된 듯 보인다. 가족의 참화로부터 평화는 그의 내면안에서 갈구하는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었을 것 같다. 그리고 바사가 평생동안 열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러한 정신적 힘이 바탕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것은 자신이 겪은 아픔을 자조하는 대신 인류 평화의 추구로 승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불행한 환경에서 좌절하지 않고 자기 방식으로 생명의 존중과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갈 길을 추구한 그 신념의 힘이 크게 느껴진다.

4. 그의 건축적 성격과 의의
바사 건축의 의미는 직업적 건축인보다 포괄적 범주로 환경운동가로서의 건축에 대한 생각을 표출한 점이라 할 수 있다. 집은 인간성을 함양하는 환경을 지녀야 하지만 자본주의사회 구조는 건축은 일정 규모로 유통되어지는 상품과 같이 취급하기 쉽다. 인간의 삶터가 더욱더 삭막한 환경으로 되어가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경제적 가치에 몰두하여 자연의 파괴의 문제를 망각하기 때문이다. 바사는 그로써 파생된 환경 문제를 현대 사회의 가장 큰 이슈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자신의 사고대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바사의 건축에 대한 견해는 1958년에 발표한‘건축에서 이성(합리)주의에 반하는 정책을 만들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거기서 그는 근대 이후 도시와 건축에서 건조하기 짝이 없는 현대 건축의 면모, 그리고 표출되는 환경의 악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표출하고 있다.
그는 화가로서의 명성과 주목받는 환경운동가로써 활동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었고, 건축적 전문성을 갖지 않은 상태였지만 교훈적인 작업을 하게 되었다. 훈더트 바사가 건축 무대에 등장하게 된 것은 비엔나 시영아파트(Lowengasse/Kegelgasse의 시범 집합주택) 리로델링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부터이다. 1980 비엔나 시당국이 이상적인 주거 공간을 건설하려는 목표를 갖고 디자인 공모를 하는 과정에서 파사의 안을 채택하였다. 비엔나 시는 그의 안에 사람과 자연의 조화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공모 단계에서부터 건축 과정에 이르기까지 우려와 걱정을 하였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적이 되어 지금은 세계적인 명소가 되어 있다. 그 비엔나 시영집합주택은 나중에 바사하우스로 불리게 되었다. 바사하우스는 근대 건축에 대한 바사의 대안적 시각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 프로젝트를 통해, 그의 주장이 실험이 아닌 현실적으로 설득할 수 있게 되었다.
바사하우스는 진입할 때 마주 대하는 외부 공간은 마치 공원처럼 느껴지도록 해 놓았다. 그 곳에 설치된 맑은 분수가에서, 시골에서 아이들이 개울가에서 놀때처럼 맑은 물소리를 듣고 물장구를 칠 수 도 있다. 그리고 나무를 심어놓은 지붕은 마치 야산을 올랐을 때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뿐 아니라 각층의 발코니나 로비 등에도 화분에서 수목이 자라게 해 놓았다. 그러한 건물 주변의 숲들에 의해 공기 맑은 숲 내음과 새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고, 녹음이 우거진 그늘과 각양각색의 꽃과 열매가 맺히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흙으로 덮힌 지붕 아래층의 주호는 마치 자연 동굴로 된 아키토피아처럼 느껴지게 된다.
그의 건축에 나타나는 인상은 그의 회화에 사용된 조형 어휘와 일맥상통한 것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색체와 선이 화면의 질서를 이루고 있는 이미지에서 화가로서의 탁월한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분할된 면의 비례, 유기적인 선, 감각적인 색체, 추상적 질서로부터 즐거운 활력이 느껴지는 그의 그림은 칸딘스키나 클레로부터 받은 영향도 엿볼 수 있다. 그러한 이미지는 환경적 요소와 함께 근대 건축에 반발하는 일관된 생각의 작용인 듯 하다. 그리고 그가 건축적 조형에 스스럼없이 그의 회화 세계를 연관지을 수 있었던 것은 일관된 사상적 연관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건축 및 도시 모든 부분에 대해 자연적인 환경과 디자인의 손길에 의해 활력 있고 친근한 공간으로 가꾸려는 생각인 듯 하다.
그의 건축이 그러한 양상을 띠게 된데는 그의 개성과 함께 그가 주로 다룬 리노베이션 프로젴트와 관계가 있어 보인다. 그 경우 처음부터 새로 짓기보다 이미 지어져 있는 기존 건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의해 디자인이 작업의 중요 테마로 다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로써 건축의 본질적인 것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게 되겠지만, 쓰임과 연관된 공간적 감각을 이루어내는 의미는 크게 눈에 띠지 않는다. 그리고 바사의 건축에서 드러나는 환경과 회화적 이미지는 그의 건축적 개성을 갖게 하는 요소지만, 그것이 진정한 건축적 가치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 좀더 냉정하게 돌아보는 기회를 기질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또 그의 건축은 근대 건축이 금기시해온 장식성에 의한 즐거움의 유발하고 있는 그의 건축적 양상은 자칫 디즈니랜드 건축같은 성격으로 비춰보일수도 있다.
건축에서 환경의 중요성이 분명하더라도 그것이 모든 건축적 가치를 대신하기는 어렵다. 그의 선구자적 활동을 존중하지만, 그의 건축적 양상이 이 시대 보편적 건축 가치로 적용하기는 어렵게 느껴진다. 그리고 진리가 아니라도 세상적 요구속에서 불가분의 관계로 수용되어진 현실적 의미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바사 건축의 의미는 환경을 토대로 이 시대 건축에 대한 반성적인 생각의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그가 한 작업을 통해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점이다. 당장의 비현실적으로 비춰지는 문제도 언젠가 사회 환경이 달라졌을 때는 오히려 더 보편적 수단으로 인식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중시하는 환경은 효율성의 관점보다 더 큰 화두로써 건축에 대한 태도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실제로 환경은 오늘날 도시와 건축의 중요한 화두가 되어 있으며 건축의 질적 측면에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중요성도 커질 것처럼 보인다. 한 사람의 생각이 처음 발표될 때는 개인 의견에 불과하지만, 대중적 공감을 얻으면 보편적 의미의 힘을 갖게 된다.


◯ 훈도트 파사의 건축경력
1982 - ’건축물의 의사‚로서 로젠탈 공장(Rosental Factory) 정면부 디자인 수정,
1983 - 비엔나 시영아파트 미로델링 프로젝트 훈더트바사하우스 건축 시작하다.
비엔나 시당국이 지명한 Lowengasse/Kegelgasse의 시범 집합주택을 위한 5개의 구상안을 발표
1983 - Krems 항구 저장소 외벽에 모자이크 작업,
1987 - 산타 바바라 St. Barbara 교회의 디자인 수정, 브랜바흐 Barnbach, Styria.
어린이 탁아시설 설계, 프랑크푸르트 헤덴바임(Heddernheim)
1988 - 건축 전시, Hilger 갤러리, 프랑크프르트., 짤쯔부르그. 재건축한 배른바흐의 St. Barbara 교회가 9월에 헌당됨, Heddernheim의 어린이 탁아시설의 초석이 12월 20일에 놓임, 헤덴하임.
1989 - 일본을 상징하는 ‘비상하는 용’ 제작. Hugelwiesenland 건축모형 설계
1990 - 뉴질랜드에서 여름을 지냄 [건축] 건축 현실화 작업 : KunstHausWein(훈드르트바서 미술관, 비엔나), 고속도로 휴게소(Bad Fischau), Agip 주유소 건물, Spittelau 쓰레기 소각장(비엔나), Wiesen(오스트리아)와 Bad Soden(독일)의 쇼핑몰, Textile Factory (Muntlix,Vorarberg), Naga Valley 와인농장(캘리포니아)
1991 - KunstHausWein 완공 및 개관(4월 9일) 건추프로젝트의 개념과 전개 : Rogner Austria를 위한 온천장(Blumau, Styria)은 Hundertwasser의 “In the Meadow Hills (Rolling hill)"를 기초로 함. 독일 Plochingen 의 빗물 타워 아래 있는 주거생활지
‘21세기 카운트 다운 시게 기념탑’ (도쿄) 세워짐, 일본 도쿄 방송국에서 후더르트바사의 건축과 생태학적인 활동에의 집념에 대한TV 도큐멘터리를 방송
1995 - Blumau 온천 마을 작업. 독일의 비텐버그(Wittenberg) 에 있는 마틴 루터 입문학교 재디자인
1997 - 건축프로젝트 Die Wald -Spiral von Darmstadt 발표 Blumau, Styria 에 있는 Rogner Thermal Bath(불루마우 온천장의 개관식. 건축프로젝트 MOP city of Osaka(일본),Hoch-쨛누 랙 Dresden(독일). ‘farmers's market in Altenrhein(스위스)‚위한 건축디자인과 모형제작
‘나무들 사이에서 편안함을 느끼다 Among trees you feel at home’ 포스터와 함께 이스라엘의 사막을 삼림화 한ㄴ 생태학 프로젝트를지지
1999 - [건축] 건축프로젝트 : 오사카 폐기물 센터 Sludge Center, Magdeburg의 녹색 성
The Green Citabel of Magdeburg(독일), Uelzen 철도역(독일)
새로운 Kawakawa 공중 화장실을 위한 복운 작업(뉴질랜드)
2000 - [건축] 독일의 Teneriffa와 Dillingen/Saar 건축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