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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제목

03 건축가협회답사기행(건축가)

작성자
김석환
작성일
2009.09.2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986
내용

2003 한국건축가 협회 답사

동숭동 출발
건축가협회에서는 역사분과 위원회 주최로 매년 한차례씩 정기 답사를 거행하고 있다. 매년 새로운 지역을 정해 다녀 오는데 작년엔 강화지역을 돌아 보았었다. 답사 시기는 정해놓은 것은 아니지만 대개 5월이 많았다. 그런데 작년엔 10월말경에 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이번엔 연이어 가는 느낌이 든다.

예정된 출발시각 조금 전에 동숭동에 도착해보니 길 건너편에 일행이 타고 갈 버스가 서 있었다. 직원이 미리 배정해 두었던 듯 2호차에 타라고 했다. 차에 오르니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빈 좌석을 사이에 두고 이곳 저곳 편안히 자리를 잡고 앉아 계셨다.

출발 시각이 지났지만, 늦게 도착하시는 분들을 기다리다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 염려해 735분 일행을 태운 3대의 버스가 집결지인 동숭동을 출발하였다.

757분 한남대교를 건너 경부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답사 길에 오르게 되었다. 차안은 신청한 사람등 빠진 사람들이 있어서 여유로운 편이었다. 그러나 회원님들의 가족이나, 직원들이 함께 참가한 팀들이 있어서 출발 때부터 차안은 활기로웠다. 오늘 일기예보에는 구름과 안개가 낀 흐린 날씨에 오후 들어 비가 올 확률이 40%라고 했는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고 구름이 끼어 흐려 있었다.

수원을 벗어날 때쯤부터는 차창 밖으로 들녘이 펼쳐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근래 경기지역이 활발히 도시화 되어가는 추세대로 드문드문 아파트 단지도 지나치게 된다. 그리고 오산을 벗어나면서부터는 모를 낸 들녘이 시야에 완연히 펼쳐졌다. 오늘은 구름이 끼어 빛의 반사가 적은 탓인지, 막 모를 낸 논이 맑은 날보다 더 푸르게 보인다. 해가 두꺼운 그름을 힘겹게 재치고 누르튀한 얼굴을 내밀었는데, 그 위로 다시 구름 한 장이 겹쳐 지나며 가려 버린다. 들녘이 끝나는 얕은 구릉에는 배나무, 복숭아나무 등 과실 열매가 이미 성숙해진 매실만큼 커 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멀리 둘러선 산에는 가녀리게 피어나던 새순들이 이제 제법 짙은 녹음을 띠고, 흰 아카시아 꽃도 벌써 갈색으로 바래 간다. 또 논둑에서는 꽃을 피운 흰 찔레꽃이 특유의 생명력을 발한다.

832분 서해안 고속도로 쪽 서평택 방향으로 접어들었다. 가끔 너른 들녘을 가로지르며 길을 내고 있는 곳이 많다. 들녘을 가로지르는 도로는 농촌 풍경을 바꾸어 놓는다.

잠시후 다시 서해안 고속도로 분기점에 다다랐다. 새로 놓은 고속도로를 처음 갈 때는 처녀지를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들다가 조금 후면 번잡스럽게 변하고 만다. 북쪽지역으로 올라갈수록 본능적으로 기후를 의식해서 벼를 더 일찍 심는데, 길을 가며 좌우로 펼쳐 보이는 일찍 뿌리 내린 논에서 농부가 초벌 김매기를 하고 있다. 그 논에서 백로가 먹이감을 찾아 성큼성큼 걸어다닌다. 855분 행담도 휴게소에 도착해 휴식을 갖고 937분 서산 톨게이트로 빠져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답사에 들어갈 참이었다.

내포지역의 지리와 삶의 환경
오늘 답사지는 행정구역상 충청남도에 속하며 서울에서 당일로 시간을 알뜰히 쓰며 돌아볼 수 있는 거리이다. 특히 오늘 돌아볼 개심사, 수덕사, 추사고택 등은 그 하나 하나만을 따로 시간을 내어 찬찬히 둘러봐도 좋을 곳들이다. 그런데 이 지역을 지리적으로는 내포지역이라고 한다. 내포지역을 크게 경계짓는 것은 금북정맥(차령산맥)과 한남정맥이지만, 아산만이 다시 위쪽의 안성권과 구분 짓는다. 그런데 금북정맥을 기점으로 그 북쪽과 남쪽은 기후대가 다르고 문화도 다르다. 금북정맥은 온대성 식물로 분류되는 대나무가 자생할 수 있는 북방 경계이다. 또 그 이남은 설날에 떡국을 주로 먹고 경기 이북은 만두국을 먹는데, 이 지역은 그 두가지를 합한 떡만두국을 먹는다. 그리고 내포지역은 너른 평야지대가 발달해 있다. 금북정맥 이북으로 이 지역에서 가장은 큰산은 덕숭산이며 그 외에 큰 산세가 없이 형성된 너른 평야가 넉넉한 삶터의 안정감을 갖게 한다. 그 내포평야 서쪽 끝자락이 태안 반도이다. 내륙에서 돌출되어 삼면이 둘러쌓인 독립된 꼴이 되어 반도로 불린다. 그런 지리 조건이 내포지역의 독립된 문화권을 낳았을 수 있다.

인근의 아산만은 영산강 하구처럼 여러 가지 특성을 갖게 한다. 먼저 바닷물길이 내륙 깊숙히 뻗쳐지는 만()은 배가 바다에 면해 머물고 나아가는 기지가 될 수 있다. 간만의 차가 큰 밀물 썰물 때 완면한 경사로 넓게 드러나는 해안과 만 주변에 형성된 갯벌이 부존 자원이 된다. 그런 곳에서는 어떻거나 바다와 연관된 삶이 형성되기 마련이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도 이곳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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