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소여의 수용과 표상의지로서의 건축
1998. 5. 15
김 석 환
목 차
1. 소여
1) 계기
2) 소여의 추상성
3) 선택과 태도
2. 사물의 감각
1) 개체
2) 집적
3) 크기
4) 빛과 침묵
5) 중력
6) 시간, 장소
3. 실존
1) 형상의 대두
2) 지반과 실존
3) 한정요소
4) 창과 연관
4. 의지
1) 구축
2) 구조
3) 연계
4) 질서
5) 균형
6) 시정
소여의 수용과 표상의지로서의 건축
김 석 환
1. 소여
1) 계기
수레바퀴에 필요한 것이 살이 아니고 살이 지탱하는 공간의 부피이듯이 건축의 주체도 사물이 지탱하는 공간에 있다. 건축의 추구는 건축을 인간이 사용함으로서 누릴 수 있는 피부와 신체의 안락과 심리적 안정의 욕구 충족 그리고 신체나 사용 도구의 원활한 동작에 필요한 용적 공간의 유용성을 얻고자 함이다.
2) 소여의 추상성
이러한 추구에 대한 건축의 요구는 형상 이전에 면적과 용적에 대한 수의 추상적 개념으로 제기된다. 사람들은 아파트를 청약 할 때 사물 자체가 아닌 광고에 적혀 있는 안내문과 면적표를 보고 한다. 그것은 사람들이 구체적 대상의 상태에 대해 요구하지 않은 채 건축을 단지 지금까지 살아오며 경험한 것과 유사한 공간의 용적을 확보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을 뿐 심미적 상황으로 요구치 않고 있음을 나타낸다. 즉 건축주는 건축을 사물로서의 감성을 잘 알고 있지 못하며 수요공급이 실제 사물로서가 아니라 추상적 수의 개념으로 소통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현상설계를 공고할 때 건축가들을 대상으로 안의 구상을 의뢰하며 프로그램을 준다. 프로그램은 건축의 규모라는 형성의 절대조건을 나타내지만 사물의 이미지를 수반하지 않은 수의 개념으로 주어진다. 그리고 현상설계시 주어진 조건이 같은 상태에서 작성된 안은 같은 것이 하나도 없는 현상은 프로그램과 형상간에 직접적으로 유추되는 공식이 없음을 의미한다. 즉 프로그램을 아무리 분석하여도 형상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3) 상황과 태도
인간의 거주생활은 자신이 생명체로서의 자연과 사회적 존재의미로서의 사회환경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관계되어 진다. 인간의 사회생활은 선택하거나 사회적으로 제시된 삶의 상황에 대한 동의 여부로 정하여진 것이다. 한편 인간이 누리는 삶의 행태는 전적으로 스스로 원한 결과인 것만은 아니며 사회적 불리함에 처하여 손해를 입지 않기 위한 억압적 선택일 수 있다. 그리고 선택에는 인간의 세계관이 반영된다. 각기 인간이 명상하거나 사색에 의해 내면을 성찰 하고자 하는 의지와 사회 활동으로 인한 성취 의지가 있다. 사회와의 관련성을 중시하고 밀접하게 하는 사람들은 도시생활의 모든면에서 편리가 증대하는 상황을 지향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문명생활로서의 인공적 주거의 개선은 자연의 인위적 변형과 그에 따른 원죄의 재앙이 내재되어진다. 그리고 그 재앙은 언젠가 인간 자신에게 생존 위험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건축은 인간의 인위로 인해 쌓인 정서적 왜곡이 다시 자연성으로 환원되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며 본질적으로 자연의 항구적인 성질을 띠고 있어야 한다. 근대건축에서 제창한 기능주의는 쓸모만을 강조하고 건축이 본래 지녀야 하는 것을 망각한채 쓰여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유용성 만을 추구한 공간은 이미 건축의 생명을 잃어버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행위에 대한 총채적 평가는 자연의 평형에 미치는 영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2. 사물의 감각
소여의 수용은 소요 용적을 안정되게 구축함으로서 실제 된다. 그리고 구축에는 획득 가능한 사물들이 쓰여지고 그렇게 등장한 사물은 그 자체의 감각에 의한 정서를 발산한다. 건축은 사물로 이루어짐에 의해 조형미에 다다를 수 있게 된다.
1) 개체
존재된 사물은 제각기 우주의 기원과 탄생을 알지 못하는 가운데 인식되는 경이로움을 갖고 있다. 종의 말살과 같은 영원한 소멸 행위에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전율케 된다. 그 반대 의미로서 사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존재 자체로서 우주의 탄생과 연관된 경이의 감각을 띠고있다. 그것은 우리가 생명체에 대해 경외감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사물의 물성을 지각하는 것은 경이를 인식하는 감동적인 일이다. 그리고 하나의 사물은 서로 다른 사물이 대비되거나 연관되어 보임으로서 감각이 더 잘 드러날 수 있다.
2) 집적
건축은 자연의 개체사물 그대로가 아닌 개체가 집적되어 이루어진 상태를 관조하는 것이다. 개체가 집적되면 개체의 감각은 전체안에 내제되고 집적된 전체가 또다른 개체 이미지로서 새롭게 인식된다. 어떤 개체는 그 사물의 고유성에 맞게 집적되어야 개체 이미지를 충실히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그리고 낱개의 사물이 각개의 물성이 손상되지 않고 잘 나타나도록 집적되면 증폭된 느낌이 발산된다. 벽돌은 아치상태가 될 때 개체의 물성이 드러난 좋은 느낌이 느껴진다.
3) 크기
개체이거나 단일 형상으로 집적된 사물은 그 크기 여하에 따라 느낌의 강약과 증폭이 생긴다. 피라밋의 모형과 실제 피라밋의 대비는 크기에 의한 증폭된 감각을 알게 한다. 그리고 그 형상이 단순할때 느낌을 더 잘 알 수 있다. 또한 인간은 내부 공간안에서 수직 수평의 부피 확장에 의해 증폭된 공간감을 일 수 있다. 라 뚜fp뜨 수도원의 예배당에서 우리는 그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내부공간도 그 느낌을 잘 알기 위해선 윤곽만이 인식될 수 있도록 공간을 이루는 면들은 비워져 있어야 한다. 공간을 지각하는 것은 공간을 에워싸는 표피로 경계된 공간의 깊이를 지각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4) 빛과 침묵
모든 사물은 빛이 닿아 존재로 나타나며 일상에서 존재와 비존재로 인식된다. 한편 침묵은 관계성의 단절감에 의해 생기는 느낌이다. 바라간 주택의 옥상에 둘러친 벽은 시선이 차단된 상태 여서 외부 인식 가능성이 주어지지 않으며 그 상황이 시선을 내면으로 지향하게 한다. 옛 건축의 무너진 돌담 언덕에 핀 개 양귀비는 인간의 발길이 쉬 닿지 않은 침묵감이 느껴진다. 빛은 존재와 만나게 하고 침묵은 영혼을 씻기우는 힘을 갖는다.
5) 중력
우리가 지각되는 사물은 안정된 상태를 보는 것이며 거기에는 중력의 작용이 함께하고 있다. 중력은 항상성을 갖게하고 사물을 안정되게 하며 우주적 질서를 유지케 한다. 구축의 질서가 불러일으키는 힘은 그 자체에 우주질서의 경이가 포함되어 있다. 건축은 중력을 극복해야 하며 그것은 자연의 신비와 접촉케 하는 것이다.
6) 시간, 장소
빠른 속도로 주행중인 자동차는 도로가 좁게 느껴지며 파킹이 불가능하다. 파킹을 위해선 속도를 줄여야 하며 정지된 상태라야 좁은 공간도 정확히 사용할 수 있다.
거리는 명확하게 인식되는 범위를 갖게한다. 즉 자신의 주위로부터 우주의 끝까지 인식의 폭이 변화한다. 그리고 지각자가 서 있는 한 지점에서 지각되는 시각과 거리는 그 안에 포함된 모든 사물을 포괄적으로 인식케 하고 관계를 파악하게 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어떤 세계에서의 주체적 시각에 의해 그 세계가 새롭게 인식되며 세부적 관심에 의해 세부적 세계의 존재가 인식된다. 내소사의 천왕문을 들어서면서 불이문을 볼 때 우리는 누하의 공간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누하의 장소에 머물러 서서 주변을 보면 그 곳이 주가 되어 예민하게 느껴진다. 파르테논과 왈왈라 궁전은 같은 사물의 이미지가 장소에 따라 서로 다르게 느껴짐을 알 수 있게 한다. 도시 내에서 각각의 건축은 무리를 이루는 요소로 보이며 사물의 감각보다 환경의 특징적 요소로 인식된다.
3. 실존
1) 형상의 대두
건축은 자연의 일부를 전체 자연과 구분지어 구축한 상태이다. 공간은 사물이 아니고 세계의 모든 사물이 표상되는 근저로서 그 자체로는 표상되는 것이 아니므로 건축에서 공간이 본질임에도 불구하고 공간 자체는 표상되지 않고 공간을 담는 그릇을 통해서만 의식된다. 그리고 건축은 공간을 형성하는 순간 의식하지 않아도 형상을 갖게 된다. 즉 공간이 직접적 요구에 의해 정해진다면 조형은 부차적 계기로 정해진다.
근대이전의 건축은 건축에 수반되는 내부공간의 지탱을 위해 채택된 구법이 드러난 양상에 의해 고정된 이미지를 갖어왔다. 그리고 그 양상이 보편화되어 나타난 양식이 건축 자체인 것처럼 여겨져 왔으며 외양의 완성에 온힘을 기울였다. 기능을 중시한 근대건축에서 소여의 분석을 통하여는 직접적으로 형태가 산출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떠한 외양으로 나타나는 것은 자의적 속성이다. 근대건축가들은 기능과 균형된 형태 이미지의 도출이라는 두가지가 동시에 충족되는 최적의 해를 찾고자 한다.
2) 지반과 실존
건축이 다른 장르와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실존에 의한 힘이다. 건축은 땅과 관계됨으로서 실존적 사물이 된다. 타이티닉호는 2500명이 호화유람을 하며 자고 먹고 오락을 할 수 있을 만큼 큰 규모를 갖고 있지만 한 칸의 정자가 갖고 있는, 땅과의 관계에 의한 실존적 의미는 갖지 못함으로서 정자보다 본질적인 존재 의미가 작다. 건축이 표상하는 의미에는 땅에 정착됨으로서 갖는 우주적 연관이 작용된다.
3) 한정요소
벽은 건축을 형성하는 요소 가운데 가장 본질적이고 구체적인 것이다. 방은 바닥에 벽과 지붕에 의한 위요로서 이루어지지만 지붕은 벽의 의의에 비하면 그 역할이 아주 미미할 뿐이다. 그것은 마치 어항에 뚜껑을 닿는 정도의 의미일 뿐이다. 내부 공간을 이루는 벽과 지붕 가운데 지붕의 의미가 이와 같다면 상대적으로 벽의 역할이 지대하다 할 수 있다. 건축에서 벽이 그토록 건축의 감각을 강하게 갖게 되는 것은 모든 사물이 중력의 영향에 의해 지반에의 안착을 존재의 바탕을 삼기 때문이며 인간이 직립하여 수평방향으로 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즉 인간의 수평활동영역의 확보가 필요하다. 그에 비하면 지붕은 단지 공간을 폐합하는 덮게의 역할로서의 의의를 갖는 것이다. 여러층이 중첩된 건물에서 각층은 인공지반이 된다. 즉 지반과 같은 중력과의 안정성만 유지되면 몇층이고 여러켜의 인공 지반으로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층의 분리는 지구 안에 각각 딴 세계를 갖게 하는 것이다.
4) 창과 연관
건축은 창을 갖음으로서 그 의미가 구현된다. 건축에서 창의 의미는 건축공간이 여전히 외부와의 관계에 의해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건축은 그 본래 의미상 우주공간의 일부를 기후 조절이 가능하도록 봉합하는 의미를 제외하고는 자연성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건축에서 창은 여전히 자연 상태로 빛을 확보한 채 심리적 안정을 위해 나머지 면을 둘러친 것이다. 창은 쉘타를 뚫어서 생겨난다기 보다 빛에 필요한 부분은 그냥 두고 그 이외의 부분을 둘러쳐서 이루어진 상태라 할 수 있다.
4. 의지
1) 구축
건축은 공간의 경계구축에 의해 구현되며 그 경계는 사물로서 형성된다. 그리고 자체가 항구성을 갖기 위해서는 힘의 평형안에서 구축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계기된 형상을 멋스럽게 느껴지게 하는 것은 조직된 물성과 질서의 드러남이다. 건축에 사용된 부재를 바라볼 때는 중력의 극복을 위해 기능하는 사물의 역할도 함께 의식된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조직의 법칙성과 구축에 가해진 의지작용도 의식하게 된다. 형상 자체로만 반향되는 조각과 달리 건축은 구축성과 구축된 결과로 생긴 사물자체와 사물사이에 대한 총체적 정서의 세기로 반향된다.
2) 구조
세계는 힘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 2000년 이상 된 파르테논 신전은 지금도 잠시의 틈도 없이 중력과 싸우고 있으며 그 싸움을 구조가 맡고 있다. 과거 건축에서 구조는 무력으로 정복한 전제 군주처럼 전횡을 일삼아 왔다. 그래서 건축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것을 아는 구조는 다소 무인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과거건축이 양식을 뽐내어 왔지만 실상 그 배후에는 자신이 아름답게 드러나고픈 구조가 있었다.
1915년 르 코르뷔지에는 도미노 시스템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건축안에 구조의 새로운 해석에 의해 획득한 근대건축의 개념을 정립하게 한 효시였다. 골조체계만 두고 모든 면의 벽과 지붕은 인간의 행위에 요구되는 공간의 부피변화를 자유로이 할 수 있게 되었다. 구조의 의존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된 것은 건축가들을 설레이게 하였고 매일매일 그 가능성의 탐색을 즐기었다. 르 코르뷔제의 건축 작품집 1권을 보면 새로운 건축에 대한 상기된 마음 상태가 느껴진다.
근대건축이 구조를 다루는데는 투우와 비슷하다. 투우사가 거친 황소를 부드럽게 다루어 쾌감을 갖게 하듯이 구조를 다루어 건축을 투명하게 한다.
3) 연계
방은 하나의 독립된 세계의 성질을 갖는다. 그리고 영역은 어느 한 곳의 장소적 의의를 알게한다.
영역은 공간의 개체성의 의미와 유사하다. 하나의 영역을 구분하는 것은 우주의 밖이 아닌 우주내 연속된 공간안의 한 영역과 타 영역을 구분 짓는 것이다. 하나의 영역은 이웃 영역과의 관계에 의해 그 자체들과 다른 또 다른 의미가 형성된다. 집의 안과 밖 궁궐이나 사찰의 영역, 마을과 도시 그리고 국가의 경계나 우주적 관계로 까지 확장하여 생각할 수 있다.
4) 질서
사물의 고유성은 물성의 힘이 드러남으로 인식되는 것이며 각기의 사물은 존재자체가 갖는 경이로움을 띠고 있다. 미술가들은 사물의 고유한 성질의 아름다움을 각자의 틀을 통해 발견하는 이들이며 미는 창조되는 것이라기보다 발견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주의 경이는 우주 질서를 인식한데 따른 느낌이다. 우리가 일식이나 월식 같은 천체현상을 통해 경이로움을 느끼는 것은 우주가 질서 있게 운행되고 있음을 인식하여 그것이 경이롭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언제나 질서가 있다. 또한 더 멀리 떨어진 천체의 평면적 배열의 질서로 인식된 별자리에 대해 경이롭게 생각하는 것은 계절마다 위치가 바뀌면서도 흩어지지 않는 성질을 보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주는 커다란 질서체계가 존재하고 있으며 그 우주내 고정된 사물인 건축 질서에도 이와 연관된 경이의 감각을 띨 수 있다.
건축형상이 소여의 수용에 의해 자의적으로 형성되어지는 것이라 할 때 건축가가 프로그램상 충족에 의한 만족감 외에 사람들에게 지각을 통해 좋은 감성을 갖게 할 수 있는 것은 건축에 사용된 사물의 감각이 잘 드러나게 하는 것과 배열로 인한 질서의 경이를 느끼게 하는 일이다. 건축은 물성이 쌓이는 구축과 배열에 따른 질서로 인해 정서가 유발되는 장치이다.
5) 균형
소여의 수용으로 계기된 형태가 건축으로 지칭되지만 건축 감각은 그 형태 자체보다 공간을 구축한 사물 안팎의 종합적 감각에 있다. 사물의 구축 그리고 배열의 질서는 힘을 갖게 하지만 그 각각의 합만으로는 전체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며 포괄적 사고로부터의 더한 작업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미지의 종합에서 건축의 좋고 아님이 판명되며 전체가 통일된 하나로서 좋은 균형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인간에게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균형은 한국전통건축과 서양의 파르테논 신전등에서 시각보정을 가하여 이루는 것과 같다. 건축의 전체가 포괄적으로 하나의 균형을 이루게 되는 것은 공리적 계산에 의해 연역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작가정신에 의한 통일된 이미지의 지향작용이다.
6) 시정(詩情)
시는 함축된 의미의 언어로 세계가 표출하는 정서를 선명하게 느껴지도록 그려내는 것이다. 건축에서의 시정은 건축 그 자체와 주변이 어우러져 표출되는 공간속의 유쾌하고 생기 있는 느낌이다. 인간이 생활가운데 느껴지는 쾌적함, 안정감, 깨끗함, 자연스러움, 사색적 고요함과 구축된 아름다움 등으로부터 유발된 인간의 만족스런 상태이다. 좋은 건축의 느낌은 인간에게 시정의 상태로 전해질 것이며 건축가는 그러한 상태로 이끄는 감정이 마음 안에 먼저 그려져야 할 것이다.
5. 설계도
설계도면은 하나의 추상화이다. 도면에는 거리의 축약으로 인한 경이의 감각이 있다. 건축에서 느끼는 감각은 공간의 부피내의거리의 감각이다. 건축가가 설계당시에는 공간의 이미지를 설계할 뿐 실제의 느낌을 확인할 수 없다. 그리고 궁금하다. 건축가는 현장에서 실제로 지어진 크기를 확인하러 달려간다. 그리고 비로소 거리를 인식한다. 대전의 제3청사를 설계한 건축가는 도면 안에서 는 완성후 시가지위에 펼쳐지는 실제 크기의 느낌을 파악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처럼 한 장의 도면에는 표현된 건물과 주변이 엄청나게 담겨있으며 상호 입체적으로 관계되는 공간에 의해 수많은 장면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 순간 도면이 축약된 추상화임을 깨닫게 된다. 건축가의 설계는 이미지로 된 기호들로 조직된 추상화라 할 수 있다.
6. 바른 선택과 그렇지 못한 제안
역사는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바라는 모습대로 되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이상의 추구보다 인간의 삶에 재앙을 좀 더 줄이는 일이 사회의 당면 목표가 될 때도 있었다. 그리고 그 불행한 시기도 인간의 역사로서 존중하는 것이 인간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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