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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제목

함산 정광호 교수의 정년 퇴임식을 다녀오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5.07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28
내용

함산 정광호 교수의 정년 퇴임식을 다녀오며...

 

별내동 현장에 들러 건축주와 공사에 관해 논의를 하다가 오늘 정교수님의 정년퇴임식이 있다는 예기를 들었다. 재작년 정년퇴임한 홍교수님이 내게 설계를 의뢰해 한창 공사 마무리를 하고 있다. 오늘 행사는 여느 때와 달리 조용히 진행한다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교회 예배당에서 하는 행사는 50인 이하로 제한되어 있다. 학교 총장님과 그 분의 동료 교수들만 해도 자리가 부족할 듯해서 나는 인사만 나누고 돌아갈 생각으로 함께 행사장으로 갔다.

 

학교 주차장에서 내려 교회 입구로 들어서니 주인공인 정교수님이 로비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나오려다보니 일찍 도착해서인지 너른 교회 안이 한산해보여 안으로 들어가 좌석에 앉았다. 식순이 적힌 순서지와 정교수의 정년퇴임 기념 집을 보다 시간이 남아서 아까 현장에서 논의한 대문 디자인을 스케치했다.

 

5시 교무처장의 사회로 행사를 시작했다. 사전에 인원 제한의 공지를 하고 인터넷 방송으로 진행한다고 해서 그런지 참석 인원이 많지 않았다. 2년 전 홍교수님 퇴임식 때는 좌석이 가득 채워졌었는데, 시대 상황이 어렵다 보니 평소와 달리 조촐한 행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예식은 정년기념 감사예배라는 행사 제목대로 묵상과 찬송 기도의 순서를 먼저 갖은 다음 축가, 축시, 말씀, 축사, 감사장 수여, 발전기금 전달, 기념패와 및 꽃다발 증정, 회고담, 찬송, 축도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정교수와 나는 인연이 깊은 편이다. 그 분을 처음 만난 것은 대학원 석사과정에서인데 나보다 1년 앞 기수이다. 정교수님은 이 학교에서 건축과를 개설할 때 학교에 부임했다. 그리고 그 초기에 나에게 출강을 요청한 분이기도 하다. 그 분의 재직 세월이 내 세월과 함께 한다. 그렇게 이 학교에 출강한지 20년이 넘었다. 그리고 그런 인연 때문인지 다른 때와 달리 감회가 더 컸다.

 

그 분은 그 사이 많은 공적을 이루었다. 학교에서 여러 중요 보직을 맡아 봉사했고 부총장을 역임했으며 제2캠퍼스 건립추진단장도 맡았다. 또한 한국디지털건축인테리어학회(KADI) 회장을 연임했다. 사회자의 소개말이나 총장의 축사에서 그동안 업적에 대해 많은 칭송을 했다.

 

교수의 정년퇴임식이라는 것이 각별하게 느껴진다. 여느 직장이나 정한 나이에 직장생활을 마치는 것은 같지만 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퇴임할 때의 퇴임식은 격식과 품위가 갖춰진다. 교수로서의 직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로서 여러 가지 사회적 역할을 맡게 되기도 하고 논문 등의 학문적 업적도 쌓이게 된다. 그리고 정년 되임을 할 때쯤은 여러 가지 결실을 얻게 되어 그 위상에 맞는 명예가 주어진다. 이러한 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 인간으로서 값지고 명예로운 삶이 느껴진다.

 

정교수님의 퇴임식 과정에서 듣게 된 축사와 감사장 수여식, 그리고 회고담을 들으면서 그 분이 신앙심이 아주 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신앙심에 의해 헌신과 봉사 그리고 여러 가지 닥친 일들을 기도하며 헤쳐 나온 것 같다. 인생에서 내일을 향한 꿈과 목표의 설정, 그리고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그 분의 퇴임식을 보면서 나의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여기서 강의를 한 세월이 나의 중년의 세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나는 별로 이룬 것도 없고 늘 어려움 속에 지나온 것 같다. 그리고 지난 세월이 너무 빠르고 허전하게 느껴진다. 출발은 같아도 종착지에서 주변을 돌아보면 정상에 선 사람도 있고 제 자리에 머물러 있는 사람도 있다. 늘 새롭게 자신을 돌아보면서 목표를 세우고 정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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