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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제목

현장의 필치로 담아낸 ‘북한산과 한양도성’ 개정판을 내면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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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20
내용


현장의 필치로 담아낸 ‘북한산과 한양도성’ 개정판을 내면서...

 

 

이번에 지난 2014년 발행한 책 현장의 필치로 담아낸 북한산과 한양도성을 개정해 다시 펴내게 되었다. 우선 그 이후 북한산과 한양도성을 계속해서 그려오면서 새로운 작품들이 많아졌고 그 때 수록한 그림들도 좀 더 잘 그릴 요량으로 다시 그린 그림도 많아서 그것들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필자는 지난 10여년간 선조들의 터를 보는 높은 안목으로 도읍으로 정한 한양의 빼어난 입지를 모두 실경으로 담아두고자 북한산과 한양도성을 줄곳 그려왔다. 그처럼 오랫동안 북한산과 한양도성을 바라보면서 점차 시야가 트여짐을 느꼈고 선조들이 맨 처음 도읍을 정할 때 시선이 가깝게 다가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입지의 빼어남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필자는 그 동안 북한산을 그려오면서 한양의 입지와의 연관성을 의식해 하나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작업을 해 왔다. 그리고 북한산과 한양도성을 지속적으로 그려오면서 북한산전, 북한산국립공원전, 북한산국립공원진경전, 도봉산전 등 북한산 전체의 그림들과 한양도성을 그린 그림들로 여러 차례 전시를 해 왔다. 이번 북한산과 한양도성전2014년 서울 시청 기획전시실 전시 이후 6년만인데 전에 전시를 하면서 갖춰졌던 그림들과 그 후 추가로 작업 한 그림들을 선보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 때 펴낸 북한산과 한양도성도 그 후 새로 제작한 그림들을 보완하여 개정 출판하게 되었다.

 

필자가 그동안 북한산과 한양도성을 꾸준히 그려온 데는 한양의 입지 조건에 따른 경관을 아름답게 보아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대인들이 잊고 있는 모습들을 그림을 통해 다시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 또한 한양(서울)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입지 조건을 가진 삶터임을 나타내고자 했다.

 

조선시대에 그려진 경조오부도 등의 그림들은 현대에 지도와 같은 구실도 한다. 그러나 그 그림들은 과학적으로 측량한 현대의 지도에 나타난 공간들과 차이가 있다. 그래서 틀린 지도라고 말하기 쉽다. 하지만 산세와 물길이 만나는 입지 측면에서는 현대 지도에서 알 수 없는 입지형국이 확연히 들어온다. 당시에는 그 점이 중요시 되었던 것이고 지급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고지도에 나타난 산줄기 강줄기는 관념적 표현으로 되어 있다. 나는 그런 상황을 의식하며 선조들의 그림이나 지도에 관념적으로 묘사된 대상들의 실제 모습을 그림에 담아 한양의 입지를 생생히 느낄 수 있게 하고자 했다.

 

필자는 북한산과 한양도성의 전체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목차를 정하고 작업을 해 왔다. 북한산은 전경, 원경, 주능선, 주요 봉우리 및 계곡, 내경, 성문 및 성곽, 도봉산의 목차를 정했고 한양도성의 근간을 이루는 산과 강, 성곽, 궁궐 및 종묘사직, 조선시대의 모습을 띤 가옥들을 그렸다.

 

필자는 그러한 그림들을 그리기 위해 늘 현장에서 작업을 해 왔다. 북한산 그림 들 가운데 의상봉에서 본 북한산 전경 같은 큰 그림은 의상봉을 수 없이 오르내리며 작업을 했다. 그런데 한양도성이 지나는 산들은 도시의 빌딩들에 가려 산의 전체적인 형체를 제대로 보기 어려운 곳도 있다. 그런 곳은 건물이 들어차지 않은 정상부의 형세를 바탕으로 산자락 부분의 빌딩이 놓인 지형의 굴곡과 입지의 구조를 살려 본래의 기세를 살리고자 했다.

 

 

한양도성은 어디서건 주변 산세와 어우러져 보인다. 특히 북한산과 어우러지며 넉넉하고 큰 기세로 느껴진다. 너른 시각으로 대하면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모습들을 더 많이 보게 되었다. 낙산 구간을 그릴 때나 남산 구간과 인왕산 구간을 그릴 때도 준수한 북한산의 모습이 배경으로 펼쳐 보인다. 그리고 그 입지의 바탕에 산과 강이 있다. 한양(서울)은 준수한 산세와 크고 넉넉한 물줄기가 어우러진 빼어난 삶터이자 그 자체가 그림의 소재로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한양(서울)은 삶터로서 특별한 천혜의 입지 조건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에 늘 좋은 기운을 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 그 존재를 잊고 살아가기 쉽다. 필자가 현장의 필치로 포착한 북한산과 한양도성의 그림들을 대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에 대한 생각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그리고 이를 통해 그 소중함을 다시 되돌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01

一梅軒에서 김석환

 

 

 

 

건축가 김석환이 유려한 필치로 묘사한 한양도성, 즉 서울의 산하와 형세, 도시 구조는 눈과 비, 추위와 더위를 이겨내면서 현장에서 건축가의 눈으로 파악하여 그 내면의 것까지 담아낸 것이어서 인문적 가치를 아우른다. 그가 그린 서울의 자연과 도시의 경관, 공간미학은 우리 시대의 증언이 되는 점에서도 우뚝 서는 가치를 지닌다.

이상해(李相海,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국민대학교 석좌교수)

 

 

건축가이자 화가 김석환이 이와 같은 북한산과 한양도성의 형상과 기억을 큰 종이에 그렸습니다. 그가 그릴 때 더러 그 옆에 서있었습니다만, 그가 풍경을 포착하는 시야가 넓고 묘사하는 필력이 빠르고 강인합니다. 이제 북한산과 한양도성을 전시하니, 그 그림을 보면서 그가 어디에 서있는가 가늠해봅니다. 추운 날의 그림인가, 아픈 몸으로 그렸는가, 바람을 마주하며 그린 그림인가, 해가 지도록 산에 머물러 있는가하여 헤아리며 감상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에 더하여 마음과 생각으로 그린, 이 시대 북한산과 한양도성의 진경입니다.

 

서울역사박물관장 송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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