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김석환 드로잉전’을 열면서...
근래 몇 년 사이 전시를 자주 갖는 상황이 되었다. 전에는 몇 년에 한번 정도 하던 일이었는데 근년에는 지속적으로 작업해온 북한산 그림을 갖고 한 해에 두 번 이상 한 일도 많았다. 올해도 두 번의 개인전에 지난 8월에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진행된 아시아호텔아트페어 건축드로잉특별전까지 초대되었다.
이번 전시는 근래 연속적으로 전시를 해 온 ‘북한산전’과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산 같은 한가지 특별한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평소 여행을 하면서 마주대한 인상적인 풍경이나 사물의 느낌을 자유롭게 감각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이게 되었다. 북한산 그림들은 실경의 감각을 최대한 전하려하면서 사실감과 꼼꼼한 필치가 나타나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들은 평소 필자의 스케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즉 스스럼없는 빠른 필치와 감각적인 선, 현장감과 즉흥성 등이 진솔하게 드러나 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 중에는 종이나 한지에 먹으로 그린 것이 많다. 그 작품들은 단숨에 그은 선에 먹의 농담과 발묵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하고자 한 것들이다. 그리고 펜을 사용한 작품들은 가는 선의 섬세하고 빠른 필치를 구사하여 필자의 감각과 호흡이 생생히 담겨지도록 했다.
이번 출품작 가운데는 특히 2006년도에 제작된 것들이 많다. 그 시기 ‘한국전통건축의 좋은 느낌’이라는 졸저를 출판하면서 책에 수록할 그림들을 준비하는 차에 먹 그림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런데 그 때의 그림들을 크리어 파일에 차곡차곡 보관만 해 놓고 잊다시피 했는데 다시 정리를 하면서 반가움 속에 새로이 돌아보게 되었다.
필자는 평소 늘 스케치북을 휴대하고 습관적으로 스케치를 해 왔다. 이번 전시는 필자의 그러한 평소의 감각과 진솔함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이번 전시가 스스럼없는 필치의 ‘스케치의 맛’이 전해지는 장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많은 분들이 보아주실 것을 기대한다.
2019년 9월 一梅軒에서 김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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