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ENU

Essay

제목

현장의 필치로 담아낸 ‘‘北漢山’ 책을 출판하면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5.06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23
내용


현장의 필치로 담아낸

北漢山

책을 출판하면서...

 

 

지난 1월 인사아트센터 내 전북도립미술관 6층에서 징행된 北漢山을 계기로 현장의 필치로 담아낸北漢山책을 출판하였다. 당초 전시 기간에 맞춰 내놓으려고 했는데 인쇄를 다시 하게 되어 시기가 조금 늦어지게 되었다.

 

서울, 곧 옛 한양도성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도이자 산과 강이 수려하게 어우러진 풍수지리상 길지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입지적 빼어남을 이루는 바탕에 한강과 북한산이 있다. 특히 북한산은 세계에서 당일 탐방객수 가장 많은 산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애호하고 있다. 아울러 대도시 서울의 지형적 토대로서 인근 시민들의 일상적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으면서 팍팍한 도시생활의 여가와 휴식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필자는 2009년 낙동정맥 단독 종주 이후 주말마다 거의 빠짐없이 북한산을 오르면서 마주해 온 전경, 주능선, 주요 봉우리와 계곡, 성곽 및 성문 등을 체계적으로 화폭에 담아 왔고, 여러 차례 전시도 해 왔었다. 2014년 서울도서관의 초청으로 진행된 북한산과 한양도성전은 서울의 입지와 지리를 체계적으로 바라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 무렵 추진되고 있던 한양도성의 세계유산등재 추진 상황을 주목하면서 경조오부도 등 옛 지도에 나타난 한양과 북한산의 입지적 연관성이 중시되어 체계적으로 포착할 생각을 했다. 즉 옛 지도의 관념적 표현대신 거기에 나타난 실제 풍경을 고스란히 그려두고 싶었다

 

필자는 서울의 도시 구조적 탐구로부터 길지로서의 서울의 입지구조에 깊은 관심을 갖고 북한산에 주목하게 되면서 북한산이 그동안 다녀본 전국 각지의 어떤 산보다 빼어난 경관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느띠게 되었다. 그러면서 북한산에 오를 때마다 눈길이 이끌리는 풍광들을 계속해서 그려 왔다. 처음에는 산행 중 우연히 마주대하는 장면들을 그렸었는데 점차 목차를 정해 북한산의 전모를 모두 그림으로 남기겠다는 목표를 갖고 그리게 되었다. 평소 답사나 여행을 할 때마다 스케치북을 휴대하고 어디서나 늘 그려왔기 때문에 내가 북한산을 그리게 된 것도 처음부터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북한산의 전체적인 인상을 모두 화폭에 담겠다는 목적을 갖고부터 특별한 일이 되었다.

 

필자는 북한산을 오랫동안 찾아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 특별한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북한산을 대할 때마다 정말 빼어난 산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능선은 호쾌하고 암봉이 뿜어내는 기세는 웅대하다. 전국의 산 가운데 이처럼 봉우리 전체가 바위 암봉으로 되어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특히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노적봉 등, 큰 바위로만 이루어진 정상부 봉우들을 볼 때마다 장엄한 기세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정상부로부터 굳세고 장엄한 능선들이 여러 갈래로 뻗쳐 나가며 기세가 광활하게 펼쳐진다.  

 

필자의 그림은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먼저 직접 산을 올라 마주대하는 실경을 현장에서 직접 그리는 것만을 고집해 왔으며 그를 통해 실제 풍광을 대하면서 얻는 감동과 기세를 현장의 필치로 생생히 표출하고자 했다. 공간의 깊이와 높이 솟은 봉우리들의 기상, 그리고 꿈틀대듯 산세의 다채롭고 미묘한 변화 등을 생생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실경을 마주대하며 그리지 않고서는 표현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왔다.

 

필자가 북한산에 올라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오가는 사람들은 북한산의 빼어난 풍광에 연신 감탄하곤 한다. 그것은 실재 자연의 기세와 형상적 빼어남에 대한 자연스런 감동의 표현이며 그 같은 감동은 실재 풍경을 대하는 상황에서만 느낄 수 있다. 필자는 그처럼 보는 이에게 감동을 유발하는 그러한 현장의 풍광을 설계 도면을 그리듯이 화폭에 충실히 재현함으로서 그 아름다움을 충실히 전하고자 해 왔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대상의 사의적 표현이나 사진을 보고 그린 그림이 갖는 실재감의 괴리를 극복하고자 했다. 아울러 그로 인해 실제 풍광을 대하며 느껴지는 특유의 호흡과 생동감이 느껴지게 하고자 해 왔다. 그리고 북한산의 큰 기세와 아름다움은 대상을 그대로 옮기는 것만으로 어떤 것보다 아름다운 그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사람들이 북한산에 올라 실제로 대하며 느끼는 수려함과 장엄한 산세, 주변의 봉우리들과 함께 하나로 어우러져 증폭되는 웅대함, 북한산을 이루는 북한산 전체 능선의 장대한 펼쳐짐, 그리고 화강암의 골기가 드러나는 커다란 바위 봉우리들의 기세 등을 화면위에 응축시켜 생동감 있는 필선으로 표출하는 것 자체를 회화적 목표이자 특질로 삼아 왔다.

 

필자가 그와 함께 중시한 것은 현장의 필치이다. 대상에 충실하면서도 바라보이는 대상의 형상을 화폭에 옮기는 과정에서 한 획 한 획 필치가 드러나도록 했다. 현장에서 필자가 작업한 그림을 바라본 사람들은 그림이 꿈틀꿈틀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는 말들을 종종 하곤 한다. 그러한 느낌이 생기는 이유는 현장에서 사물을 보며 느낀 감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필기구를 운용하는 손목의 힘이나 구사하는 개성이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 현장의 필치로 담아온 북한산 그림들을 통해 우리의 삶터 가까이 존재하는 명산의 기운을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91

一梅軒에서 김석환




0
0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