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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제목

그림에 각인된 시대상

작성자
김석환
작성일
2010.05.17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166
내용


그림에 각인된 시대상

신록이 싱그러운 계절의 여왕 5월에 국민화가라 불리는 화가들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는 45주기에 맞춰 이미 국민적 호칭이 된 국민화가박수근(1914-1965) 전이 지난 7일주터 30일까지 열리고 있고 청담동 샘터 화랑에서는 서민의 애환이 닮긴 도시 풍경을 주로 그렸던 손상기 전이 지난달 10일부터 530일까지 열리고 있다.

박수근은 화강암 같은 독특한 화면 질감으로 그가 살았던 시대의 삶의 정서와 시대상을 마애불처럼 각인해 놓아 그 시대 한국적 미감을 대표하는 것으로 자리 매김 되고 있다. 작가가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고 한 말대로 그의 그림은 언 듯 평범하고 소박한 느낌이어서 위대함과 거리가 있을듯하다. 하지만 그 자연스럽고 진실한 화풍이 한국적 정서와 모두가 공감하는 미감을 지니고 있기에 그가 시대를 대표하는 국민화가로 불리게 되었을 것이다.
그의 그림에는 그가 살았던 시대의 모습대로 가난속의 인간 체취와 정이 축약된 이미지로 표상되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파고든다. 그 소재들은 그 시대를 지나온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이자 자화상이고 그의 그림은 시대의 암각화와 같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서 그 시절을 느끼고 지나온 시대를 회상하게 된다.

국민작가로 불리는 손상기(1949-1988)는 박수근에 비해 국민들에게 덜 알려져 있지만 그가 살아가는 동안 마주친 삶의 무대로서의 도시 풍경에서 삶의 의미와 시대상을 자신의 눈으로 보고 해석한 것을 독창적으로 형상화했다. ‘곱추화가로 불리기도 하는 것처럼 그는 신체적 불구와 지독한 가난 속에서 열정적인 예술혼을 불태우다 39세의 나이로 요절하여 한 마리 가여운 새처럼 떠났다.
문학적 감수성이 녹아든 그의 그림은 너무도 진지한 성찰이 담겨 있고 그 또한 진지하고 성실한 삶을 살다간 화가였다. 불구의 육체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인간적으로 너무도 충실한 삶을 살았다. 또한 세상을 대하는 그의 마음과 눈은 한없이 맑았고 그의 예술은 건강한 사람의 비범함보다 비범했다. 그가 그린 도시 풍경의 제목을 공작도시라고 했듯이 그가 발을 디디고 살아가고 있고 그의 눈에 나타난 세상은 인간다움이 결여된 삭막한 풍경이었지만 그의 그림은 세상에 대한 고뇌속에서도 바라보인 대상을 아름답게 대하려는 따듯한 시선이 담겨 있다.

두 화가가 살았던 시대는 간격이 있고 그 마다의 세상 표정도 다르지만 각자 살았던 시대의 체험을 토대로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한 공통점을 느낄 수 있다. 두 화가의 출생은 35년의 차이가 나지만 진실하게 각자의 눈에 비친 세상을 그렸고 그것이 시대의 표상으로 남아 보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20100513 김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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