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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제목

한해의 마지막 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5.07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78
내용


한해의 마지막 날


오늘 자정이 지나면 다시 새해를 맞게 된다. 우리는 해가 뜨고 낮 시간이 흐르고 어둠이 깔려오고 하루가 저무는 반복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하루가 저무는 것이나 한 해가 저무는 것이나 하루하루의 변화는 다를 게 없다. 그런데 한 해가 저무는 마지막 날은 평소와 달리 큰 무게감이 전해온다.


해가 바뀌면 삶의 행로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수반된다. 우선 바뀌는 나이가 한 살 더 추가되고 다시 그 나이의 삶을 받아드리며 살아가게 된다. 그 나이가 변해오는 동안 어린 시절, 청년시절, 장년시절을 차례로 거쳐 가게 되고 그 연배에 맞게 살아가게 된다. 어린이가 노인 흉내를 내거나 노인이 젊은 사람 흉내를 내면 모두 우스꽝스럽게 여기게 된다.


사람들이 장수를 염원하지만 무한히 살수는 없다. 언젠가는 생을 마감하게 된다. 다시 새 해를 맞이하는 순간이 다가오듯이 우리의 삶은 막연히 각자의 마지막 날을 향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삶의 켜가 나이라는 숫자로 쌓여가는 것이다. 해가 바뀌는 이맘때는 그 나이에 대한 감각이 좀 더 크게 느껴지게 되는 것 같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대게는 나이 들어가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한해가 저물고 새 해로 바뀌기 전 날이 되면 어떤 먹먹한 감정이 마음에 생기게 되는 것 같다. 오늘 새 해를 앞두고 내가 설계해 거의 완성 단계에 있는 현장을 다녀오면서 그러한 먹먹함이 느껴졌다. 별로 한 것 없이 다시 한 해를 보낸다는 생각에 허전함이 밀려온다. 그리고 나이가 더 들수록 그런 느낌이 더 커져온 것 같다.


다시 한 해가 저무는 날에 내가 얼마나 주어진 삶에 충실했는지 뒤돌아본다. 새 해를 맞을 때마다 충실한 삶을 다짐하면서도 한 해를 보내는 날에 돌아보면 허수룩하기만 해 보인다. 그래도 다시 새해를 알차게 보낼 결심으로 마음을 다잡아본다.
(202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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